도서명 : [머털도사 재원 엄마의 편지](박숙희 저)
피터팬 같이 자라지 않는 자폐 아들과 엄마의 웃픈 동행!
하느님의 사랑과 믿음 그리고 소망을
삶 속에서 오롯이 녹여내 주위를 환하게 밝히는 빛과 같은 글!
피터팬 같이 자라지 않는 자폐 아들과
장애가 있는 동생이 가슴 아파 특수 교사가 된 보석 같은 딸,
이 두 보물을 독차지하느라고 매일 세상 속으로 뛰어들어 열심히 일하는 60살 엄마!
“저는 매 순간 기도를 올리며 버티는 삶을 이어가고 있는 평범한 아줌마입니다.”
“주님, 당신이 마음에 드시는 때에 저의 기도가 당신께 다다르게 하소서.”
제 아들한테 언제부터 ‘스페셜’이라는 꼬리가 따라붙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업고 다니는 게 힘에 부쳐갈 즈음해서 주위를 돌아보니, 온통 ‘스페셜’투성이더군요. 특수 치료, 특수 학급, 특수 학교, 특별한 아이들, 特 特 特. 특수 유치원을 다니려니 장애등급이 필요해서 병원에 가서 일련의 특수한 검사들을 받고, 스페셜리스트의 어머니가 되고 보니, 사과에 붙은 特자나 大자만 봐도 가슴이 아프더군요.
세상에는 서러워도 아름다운 것, 투성이입니다.
연두색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아련하여 연둣빛이라고 해야 할 것 같은 가녀린 봄 나무들도 그렇고, 섬진강에 하늘하늘 떨어지는 매화 흰 꽃잎도 서럽도록 아름답고, 우리네 삶도 서러워서 아름답습니다.
사라져도 사라지지 않는 것들.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이 나는 봄빛도 그렇습니다.
오늘 눈물을 뿌리고 다닌 건 제 탓이 아닙니다.
아마도 서러운 봄빛 탓일 겁니다.
자칭 스페셜리스트를 키우는 부모로서의 일상의 이야기를 풀어 놓는데, 그게 기가 막히게 아름다운 풍경을 이루고 있다. 재원이 초등학교 마지막 시절부터 고등학교 들어가는 모습까지, 그냥 평범한 자식 키우는 부모가 겪는 일을 마치 일기를 쓰듯이 아주 자연스럽게 적고 있다.
1. 서문 및 출판사 서평
여기 쓴 글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홍천 영혼의 쉼터’에 재원 엄마의 주옥 같은 글을 모아놓은 것입니다. 그 시절을 떠올려 봅니다. 뚱땡이라고 이름 붙였지만, 전혀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50 즈음의 나이에 지극히 정상인 한국 여인의 전형적인 보통 체격의 여인이었지요.
그 ‘뚱땡이’라는 이름의 마력이 힘에 의해, 우리는 모두 무장해제 되어 그녀의 글에 빠져들곤 했습니다. 자칭 스페셜리스트를 키우는 부모로서의 일상의 이야기를 풀어 놓는데, 그게 기가 막히게 아름다운 풍경을 이루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그의 글을 읽고 울고 웃었지요.
재원이 초등학교 마지막 시절부터 고등학교 들어가는 모습까지, 그냥 평범한 자식 키우는 부모가 겪는 일을 마치 일기를 쓰듯이 아주 자연스럽게 적고 있기에 ‘재원 엄마의 편지’라는 제목으로 글을 모아놓은 것입니다.
제가 무슨 말을 하는 것보다 직접 그녀의 글을 다시 읽으며, 그 편지에 깊은 감동을 느끼시기를 바랍니다.
2. 목차
4 서문 _류해욱 신부
1장 나는 재원이 엄마
13 스페셜리스트를 키우는 부모들 / 17 참 기도
22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 25 개학 날 / 28 편한 신발
32 가을 마중 / 35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 / 39 떠나보내기
44 작은 새 / 47 아, 배고프다 / 49 당신이 별 / 53 낙원 같은 집
56 어머니로서 여자 / 59 가을 편지 / 63 강아지풀
65 인디언식 이름 짓기 / 68 연주 / 71 다래끼 / 75 하느님의 작품
79 동행 / 83 소심한 복수 / 85 안개 / 88 행복
92 음악회 풍경 / 96 꽃의 향기 / 100 파스텔 톤 / 103 가난
106 화이트 크리스마스 / 110 행복한 크리스마스
112 한 해 마무리
2장 참 아름다운 존재
118 선한 낮, 그리운 밤 / 120 무사귀환 / 124 짬
127 봄 / 131 잠 못 이루는 밤 / 134 일요일 단상
136 봄 나들이 / 139 행복한 봄 / 143 섬진강 매화꽃
147 좀머씨 이야기 / 151 태오의 성적표 / 156 나는 학교에 간다
160 봄날은 간다 / 164 우아하게 샐러드 / 169 인생의 깊은 맛
174 행복한 6월 / 178 용기 / 183 자유인 / 186 여름밤의 기도
190 여우 시집가는 날 / 197 독서백편 의자현
201 좋은 것은 몽땅 공짜 / 204 여름 추억 한 토막
209 7월의 크리스마스 / 213 우리 가족 병원 가기
216 고흐의 그림 / 218 참 아름다운 존재
222 비올리스트 연주회
3장 세월이 주는 선물
228 내 머릿속 지우개 / 232 밥이 끓는 시간 / 235 달무리진 밤
238 똘똘한 뚱땡씨 / 242 손 / 245 행복한 크리스마스
249 방학 / 252 새해 첫날 성적표 / 255 눈의 여왕
259 아직도 눈, 그러나 봄 / 262 울고 싶다 / 265 행복한 밤
268 엄마 생각 / 272 게으른 자의 최후 / 279 눈꽃
283 細雨 / 287 세례 / 292 바람이 전하는 말 / 295 동행
299 삶은 작은 것들로 이루어졌네 / 302 삐삐 롱 스타킹
305 희망 / 308 소크라테스의 변명 / 311 세월이 주는 선물
314 쑥갓꽃 / 317 거꾸로 가는 삶 / 323 엄마 노릇
327 엄마 노릇의 서러움
4장 오늘 하루의 행복
334 담쟁이 / 338 방학 숙제 / 343 숲속의 길
348 재원이의 일기 / 353 가을로 가는 여름 / 356 9월이 오면
360 오늘, 쉰이 되었다 / 362 비 / 366 행복한 추석
370 가을날 / 373 저는 갈 길 모르니 / 375 오늘 하루의 행복
378 따뜻한 사람이 그리운 밤 / 381 허공에 기대는 기술
383 가을 햇살 / 387 가족 / 390 가을 편지 / 395 겨울
399 잠 못 이루는 밤 / 402 은총의 광합성
405 손이 꽁꽁꽁 / 407 따뜻한 겨울
410 Happy~ Merry~ Christmas~!^^ / 415 설국
419 겨울 풍경 / 423 천진함 / 427 불인지심不忍之心
432 산처럼 생각하기
5장 간절한 기도
436 천안함 희생자 / 440 눈부신 날 / 444 벚꽃
446 아름다운 날들 / 450 눈부신 후회, 용감한 사랑
454 미사 일기 / 458 산중음山中吟 / 462 사랑이 많아서
466 간절한 기도 / 471 짧았던 가을 / 475 아버지
478 호밀밭의 파수꾼 / 483 성탄 풍경 / 489 상록수 미사
493 모기귀 / 495 신과 인간 / 501 연필향나무
506 키스터 신부님 / 510 즐거운 편지 / 514 바람이 불어오는 곳
518 오월의 끝자락 / 523 폼페이의 성모님 / 526 거꾸로 한 주
530 손님 / 535 메모 / 539 하느님의 목소리
543 미사 풍경 / 548 시월의 마지막 날
3. 본문 중에서
스페셜리스트를 키우는 부모들
스페셜리스트라고 하면 안경을 하나 쓰고 하얀 가운을 입은 전문의를 떠올리거나, 아무리 맞아도 (총이든 주먹이든) 끄떡없이 미션을 완수해내는 불가사의한 몇몇 헐리우드 배우들을 연상하실 겁니다. 우리 집에도 스페셜리스트가 한 분 있는데, 이분은 안경도 안 쓰셨고, 맞아도 끄떡없기는커녕 한 소심 하느라고 옆에서 누가 울면 따라서 울먹입니다.
제 미션은 제 마음이 내키는 것만 하는, 가뭄에 콩나듯 할둥말둥입니다. 류 신부님께서 한 달에 한 번, 스페셜리스트들을 위한 미사를 집전해주고 계신데, 그 스페셜한 장소의 이름은 상록수 자활센터이고, 그곳엔 스페셜리스트들을 근접경호하느라 5분 대기조 같은 부모님들이 포진하고 계십니다.
(p.13 중에서)
멀리 푸르스름한 봉우리들 위로 하얀 바위가 드러난 북한산이 언뜻 보면, 마치 만년설에 덮인 듯 보입니다. 크고 작은 걱정거리들로 마음이 어지러울 때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상처를 받을 때마다, 하염없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주었던 산입니다. 산이나 바다, 나무 하늘 등 자연이 우리에게 위로가 되는 까닭은 왜 그럴까요? 우리도 하느님이 만드신 자연의 일부라서 그럴까요? 아니면 자연에서 하느님의 숨결을 느낄 수 있어서, 그럴까요? 하고 보니 둘 다 같은 얘기 같네요.
집에 도착하고 보니, 꽃들의 이름이 보라 꽃, 하얀 꽃, 빨간 꽃이 되어버렸습니다. 영영 꽃 이름은 생각이 안 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무슨 이름으로 불린 들 어떻습니까? 하느님이 만드신 그 아름다운 자태는 변하지 않는데요. 예쁜 이름으로 불러주면, 감사히 받아들이고 미운 이름으로 불러도 선선하게 놔둘 일입니다. 왜냐하면, 그런 이름들에 우리 영혼의 가치가 달라지지는 않으니까요. 세상이 우리를 어떻게 이름 지우던 감사할 일입니다.
(p.129 중에서)
예전보다 말도 안 듣고 자기주장이 늘어 돌보기가 힘겨워지지만, 그것도 자아가 생기는 과정이겠지 싶어 대견해집니다. 아이들이 20세 정도가 되어 사회성이 최고조에 이르는 수준이 대략 다른 아이들 6, 7세가량이라고 하니, 재원이는 지금 5세 정도의 정신연령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것도 말이 잘 통하는 5세도 아니니, 재원이와 타협하는 건 늘 벽에 부딪히는 난감한 느낌이 듭니다. 자기가 흥미 있는 건, 몇 시간이고 집중하는데, 재미없으면 금세 난리가 나지요. 그래도 중학생으로 1년을 보내면서 주리를 틀어가면서 하루에 7, 8교시를 해내었으니 그것만 해도 재원이는 상 받을 만합니다.
잘 참아주는 게 대견하기도 하지만, 한편 마음이 아픈 것도 어쩔 수가 없지요. 정신연령이 어리다고 계속 아기 대접만 하면, 나중에 남들과 어울려 살기가 어려워 질테니까요. 억지로 견인장치를 해서 키를 키우는 것처럼, 속울음을 삼키면서 재원이를 책상에 앉혀놓습니다. -(중략)-
어디선가 들은 얘기론 치아가 생긴 모양대로 소리가 부딪혀 개인의 고유한 목소리가 만들어지는 거라고 하던데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론 열 사람 중에 다섯 사람이 지나치다 다시 돌아볼 정도가 아니라면, 교정 안 해도 될 것 같아요. 덧니가 가끔 있으면 같이 얘기하는 사람 그거 쳐다보느라 지루하지도 않잖아요. 하하.
모두 열심히 힘들게 공부하고 있는데 우리 애만 시험 잘 보게 해달랄 수도 없고 (그런 기도는 올리면 안 될 것 같고^^) 그렇다고 모조리 원하는 대학에 가게 해달라고 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 ‘아이에게 제일 좋은 길로 축복해 주세요.’라고 기도드립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행운은 로또가 당첨되는 게 아니라, 흉한 일 안 당하고 집에 돌아오게 된 게 행운인 거라고. 정말 그래,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요즘 대학들이 기업을 끼고 덩치를 부풀리고 있는 것 같아 마뜩치 않을 때가 많습니다. 대학이 시대에 따라 변해야 한다지만, 그걸 아무 곳에
나 확대해석하고 써먹어선 안 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p.393 중에서)
뭐든 한번 입력되면 삭제가 잘 안 되는 녀석이니 새로운 것은 입력이 잘 안 되어서 걱정이고 입력이 되면 삭제나 변경이 되지 않아서 걱정이고 휴. 바쁜 아침 시간에도 다들 식탁에 앉아야 식사를 하려 하고, 물건이든 사람이든 제자리에 제시간에 할 일을 하고 있어야 하니 아드님 덕분에 하는 수 없이 ‘바른생활 가족’으로 살고 있습니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는 걸 보니 입시가 다가왔나 봅니다. 그동안 수험생을 위한 기도를 드리면서 자녀가 아니라 자신을 위한 기도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조금씩 자라는 저를 보면서 난 참 더디 크는 사람이구나. 하는 걸 다시 한번 절감했지요.
하느님이 어쩌시려고 나를 엄마로 쓰셨을까? 하는 의구심과 하느님이 쓰셨을 때는 가망이 있으니까 쓰셨겠지? 하는 희망이 교차했습니다. 신혼여행 갈 때 단 한 번 들고 갔다가 영원히 처박아놓은 화장품 키트를 딸의 면접장에서 보았습니다. 그걸 가져와서 딸을 단장시키는 어머니를 보았는데, 저렇게 해야되나 보다. 싶어서 가슴이 마구 덜컹거렸습니다.
동생 덕에 뭐든 혼자 해내야 했던 딸은 우리가 면접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기다리는 동안 동생이 지루할까 봐 그 걱정을 하고 있는데 저는 마음밖에 보탤 것이 없어서 묵주기도를 드리며 우산을 받쳐 들고 근처를 맴맴 돌았습니다. 우리의 바람과 주님이 예비하고 계신 것은 다를 수 있겠지요. 같으면 더 좋겠지만요.
이제는 저절로 그런 기도가 드려집니다. ‘주님. 다예를 주님 뜻대로 쓰시옵소서.’ 할로윈 호박처럼 머릿속에 전구가 하나 켜진 듯 얼굴이 온통 발그레하게 상기되어 면접을 마치고 나오는 아이를 보며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주님. 모든 것이 다 감사합니다.’
(pp.550~551 중에서)
4. 저자 소개
지은이 박숙희
피터팬 같이 자라지 않는 자폐 아들과
장애가 있는 동생이 가슴 아파 특수 교사가 된 보석 같은 딸,
이 두 보물을 독차지하느라고 매일 세상 속으로 뛰어들어 열심히 일하는 60살 엄마.
“저는 매 순간 기도를 올리며 버티는 삶을 이어가고 있는 평범한 아줌마입니다.”
“주님, 당신이 마음에 드시는 때에 저의 기도가 당신께 다다르게 하소서.”
추천인 류해욱 신부
상록수 자활센터에서 한 달에 한 번 미사를 집전해 왔다.
뚱땡이 재원 엄마의 글을 읽고 함께 울고 웃었던 독자이자 찐팬이다.
재원 엄마는 2008년부터 ‘홍천 영혼의 쉼터’에 주옥같은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뚱땡이라는 필명을 쓰고 있었는데 ‘뚱땡이’라는 이름의 마력에 의해 독자들은 모두 무장해제 되어 글에 빠져든다. 자칭 스페셜리스트를 키우는 부모로서의 일상의 이야기를 풀어 놓는 데에 남다른 재능을 지니고 있어 글 속에는 기가 막히게 아름다운 풍경을 품고 있다.
우리는 모두 그의 글을 읽고 울고 웃었다.
‘재원 엄마의 편지’는 하느님의 사랑과 믿음 그리고 소망을
삶 속에서 오롯이 녹여내 주위를 환하게 밝히는 빛과 같은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