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명 : [분용이의 데굴데굴 인생일기](이분용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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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2404-18-9 (03810)
정가 : 19,000원
저자 : 이분용 저
출판사명 : 솔과학 출판사
크기 : 사육판
형태 : 무선
페이지수 : 280페이지
발행일 : 2022년 11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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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에게,
글쓰기란 삶의 시절시절을 지탱하게 해준 힘이 되었다!
쓰면서 애환을 풀고 객관화하며 그렇게 견딘 세월이었다!
‘분용이의 데굴데굴 인생일기’는 읽는 동안 어느새 나의, 우리의 이야기가 된다!
분용이의 꿈, 사랑, 행복, 그리움은 나이고 나의 이야기이다!
저자의 글 속에는 삶의 기쁨과 슬픔과 행복이 오롯이 녹아 있다!
하지만 저자의 글 속에 있는 유머는 피식 미소를 짓게 하고...
나의 삶에 그대로 투영된다!
“그 삶을 지탱하게 해준 건 그즈음 알게 된 고등학교 동기회 컴퓨터 게시판이었다.
그 게시판이 속을 털어내는 유일한 길이었는데 핸드폰의 카톡방으로 자리가 옮겨지면서 지난 그 세월을 돌아보니 어느새 20년이 넘었더라. 일기장 같은 카톡들”
잔잔한 감동이 스멀그멀 올라오고... 삶의 위로가 되는 글이다!
“여보, 쟤 참 이쁘지?”
‘미스 코리아’를 보며 던지는 내 한 마디에,
“아니, 내 눈엔 당신이 제일 예뻐.”
‘입에 침이나 바르고 얘기해.’
‘속으론 좋음시롱.’
“아니야! 정말이야.”
“단지 채점법이 쬐끔 다를 뿐이지.”
“뭔 채점법?”
“으응~.”
키 큰 여자는 1점.
키 작은 여자는 10점.
갸름한 여자는 1점.
동그란 여자는 10점.
다리 긴 여자는 1점.
다리 짧은 여자는 10점.
어떻게 내가 만점을 받지 않을 수가 있겠냐고요오.
에라이, 그래도 좋다.
나는 만 점짜리 마누라니까.
제눈에 안경이야요.
누가 팔불출아니랄까봐~ㅋ.
이렇게 평생을 살면서 풀어낼 속이 없을 줄 알았던 인생이었다.
1. 서문 및 출판사 서평
살아가는 마지막 힘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평생 “낙서”만 해댄 낙서 인생이었지 않았나 생각도 들고, 어린 초등학교 때 군인 아저씨와 시작된 오랜 기간의 위문편지가 그렇고, 외롭던 고등학교 시절을 지탱해 주었던 3년간의 혜숙이와의 편지가 그랬다.
어느 때는 우체부 아저씨가 “여기 연예인 살아요?” 할 만큼 편지질을 하면서 사춘기 어지러움을 달랠 수 있었음에 감사하기도 했다.
고 3 어느 날 밤에 무언가 얘기를 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아 새벽에 책상에 앉았는데 정작 쓰여진 얘기는 쓰레기 같다는 생각으로, 낙서 한 줄 써지지 않는 좌절감에 대한 기억은 아직도 나를 의기소침하게 만들곤 한다.
그 삶을 지탱하게 해준 건 그즈음 알게 된 고등학교 동기회 컴퓨터 게시판이었다.
그 게시판이 속을 털어내는 유일한 길이었는데 핸드폰의 카톡방으로 자리가 옮겨지면서 지난 그 세월을 돌아보니 어느새 20년이 넘었더라.
일기장 같은 카톡들.
평안을 가장한 말들이 악머구리 끓듯 했던 지난 기억들이다.
나를 꼿꼿이 서게 했던 건 내겐 특별했던 강아지 레오와 효리였다.
먼저 별이 된 우리 강아지 레오의 펫로스 증후군으로 힘들어 하던 내게, 다른 레오로 변해와 준 효리를 데리고 찻집 밖에 앉아 멍때리는 나날이 지속되면서 마음을 내려놓는 법이 나도 모르게 터득되어 갔다.
친구들과의 단톡방이나 레오ㆍ효리가 아니었으면 벗어나지 못했을 우울감을 털어내고 “조만간 생각들을 정리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스멀스멀 올라올 무렵 친구에게 받은 책 제안.
내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아주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으로 정리를 마쳤다.
3. 목차
■ 책을 내면서 · 4
분용이의 _1 꿈
자화상 · 15 / 여름나기 Ⅰ · 16 / 가을, 그러니께 고거이 · 18
그래도 나는 그대가 보고프다 · 24
우리 시엄니... · 26 / 하늘엔 별이 총총... · 31
슬픈 예감이 드는 아침 · 32 / 올랑교 · 33
나한테 神氣가 있는 것은 아닐까... · 34
에미의 마음 · 40 / 목욕가기 · 42
아들의 <잘난 척>하기 · 44
저... 고백 하나 해두 되나요? · 45
아들이 보내온 사탕 2개 · 46 / 성질 더러운 딸 · 48
젊은 남자가 내게 눈웃음을~? · 50 / 불면증 · 53
비오는 날 · 54 / 달빛 · 56 / 어머니와 김영옥 · 58
바보 · 63 / 배비장의 이빨 · 64 / 현우 씨 앞에 · 68
늙는다는 것... 그 행복과 슬픔 · 70
그리움에 대하여 · 72 / 연애편지 · 77
남성편력 · 80 / 속내를 보여주며 · 82
분용이의 _2 사랑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 85 / 참내, 기가 막혀서... · 86
궁시렁 궁시렁 · 89 / 그리움 · 90 / 여름나기 Ⅱ · 91
따오기 · 94 / 남편이 줘터진 이야기 · 96
레오가 자다가... · 98 / 손가락에 대한 상념 · 100
편지 · 103 / 바램 · 104 / 미모 · 106 / 나 못났나? · 108
우울한 날 길고양이에게 주는 편지 한조각 · 110
가을 · 112 / 하늘을 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 · 114
키사스 · 116 / 봄빛 아침 · 118 / 속 좀 털어 볼까요? · 120
쌀이 떨어졌다 · 121 / 아직 설레임이 남았으면 좋겠다 · 122
늙어가는 이치 · 124 / 매미 · 126 / 대청소 · 128
부재 · 129 / 기억의 저편 · 130 / 이십 년 · 132
인디언 썸머 · 133 / 커피 · 136 / 사랑의 순서 · 138
중복에... · 140 / 충격파의 고문 · 142
레오와 민들레 · 144 / 나는 네 남자야 · 146
전생 · 148
분용이의 _3 행복
생각 하나 · 153 / 쓰잘데기 없는 꿈 · 154
공포 · 156 / 쌍둥이 · 158 / 현수 · 160
어느 할머니와 할아버지 · 161 / 아버지 · 164
소쩍새 우는 사연 · 174 / 팔자야 팔자! · 179
로또 · 180 / 밤벌레 · 182
달 좀 따다 주소 · 183 / 엄마의 크리스마스 카드 · 184
순간의 선택 · 186 / 집으로 가는 길 · 188
텔레파시 · 189 / 한 여름 · 191 / 화내지 마 · 192
우체통에 넣는 편지 · 193 / 백완승 저 세상으로~ · 194
봄 · 196 / 묻고 싶은 말 · 198 / 술 · 199
커피가 별거냐 · 200 / 내가 다 알아 · 203
아깽이 대란 · 204 / 봄이 오는 건가 · 206
나 · 208 / 예쁜 것 · 211 / 소확행 · 212
내가 없으면 세상이 없더라 · 214 / 그대 눈빛 · 216
조카 · 217 / 행복 · 220
분용이의 _4 그리움
외가의 추억 · 223 / 숨기고 싶은 말 · 226
붉은 담쟁이 · 228 / 연륜 · 230
넘어져 봤니? · 232 / 단상 · 234
경려야 · 236 / 초보운전 · 238
무슨 얼어죽을 사랑 · 240 / 넋두리 · 242
추석 화투놀이 · 244 / 꿈 하나 · 248
그대가 있는 곳은 아직도 비가 오나요? · 250
봄볕·가을 볕 · 252
석양 속의 그대 · 255 / 저녁 7시 · 256
조승우네 강아지 · 258
고양이 “치즈” · 261 / 엄마 · 264
그니를 찾습니다 · 266 / 동생과 백합 · 268
비오시는 날 · 270 / 그대 부르는 소리 · 272
지루한 여름 · 274 / 소시적 추억 · 276
손자의 어깨동무 · 278
4. 본문 중에서
자화상
아침녘
세수하다 말고 올려다 본 거울 속에는 보름달이 하나 떠있다.
‘흐메~~~~~~ 이게 뭣이다냐...’
내 얼굴이 호박마냥 넓적하게 그려져 있더라.
한밤중
새어나온 희미한 불빛 속에
누군가 머리칼을 흐트린 채 나를 쳐다본다.
‘히익~~!’
놀란 가슴 쓸어담고 마주해 보니
자다 말고 나온 내 모습이 거울에 박혀있더라.
설거지를 하는 내 발밑...
누워 신문보는 내 옆구리에...
한 귀퉁이라도 몸을 기대고 싶어하는 레오
들어 안아 올려보는 그 눈 속에
<어미>의 모습으로 또 <한 마리> 내가 들어와 앉아 있더라.
(p.15 중에서)
늙는다는 것... 그 행복과 슬픔
우습지도 않게 나는 결혼 직후부터 나이가 먹고 싶었다.
그것도 이 년 삼 년 정도가 아닌 많이 건너뛴 육십으로...
아마도 그건 일찍 세상을 뜬 시누이들과 시아버지...
그리고 뒤에 남겨진 조카들을 보며 겁을 먹은 탓일 수도 있고,
더불어 술을 맛있어 하는 남편에 대한 불안일 수도 있겠다.
내 나이 육십이 되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가 몹시 궁금했다.
그런데 오십을 코 앞에 둔 이 시점에 와서 나는 무섭다.
칠십 중반을 넘긴 친정 엄마의 뇌 속에 신경이 많이 죽어있다는
진단이 우선 겁이 났고
물론 아직은 기억력이 많이 딸리는 정도에다 치매 진단은 안
받았지만,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예상이 신경을 오무라들게
만들었다. 시어머니를 치매로 보낸 경험은 조금씩 늙어가는 것에
대한 조바심을 가슴 밑바닥에 깔아놓게 했지만 친정 엄마도
어쩌면... 하는 가상은 내 자신까지 끌어내리고 만 것이다.
아마도 육십이 빨리 되고 싶었던 이면에는 건강하게 같이 늙고
싶었던 속내가 포함되었겠지만 눈가의 주름이나 흰머리, 세상과의
전쟁은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았을 터였다. 수시로 삐져나오는
흰머리가 마음을 울렁거리게 하며 눈가에 잡히는 선이나
처지는 눈두덩이가 늙음을 실감나게 한다. 더구나 기억력에
있어서는 더 말할 나위가 없음에랴... 생각나지 않는 단어를 굳이
딸래미에게 전화로 묻는 촌극(?)에 이르면 <육십>에 대한 내
바람(?)은 얼마나 허황된 계산이었나 싶어 슬퍼만 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빨리 육십이 되고 싶다.
육십이 주는 포기와 현실에 대한 인정... 그것을 받아들이면
마음은 훨씬 안정되지 않을까 하는 요상한 기대심리가 있다.
웃기는 발상(?)이다.
건강하게 늙고 싶다는 바람이 이렇게 강한데, 나는
마음으로만 늙어가고 있다. 사치스럽다.
몸은 알지도 못하는 새에 바람이 새고 있는데...
어제는 종일 무거운 안개가 마음을 짓눌러 우울하게 만들었다.
많지 않은 사람만보고 그냥 내 맘 느껴줬으면 좋겠다.
그냥 그대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냥 써있는 내 맘 그대로...
(pp.70~71 중에서)
이십 년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맞긴 한가 보더라.
애증이라는 단어에 휩쓸려
마음고생을 너무 오래 했는데
이십 년 세월을 지나 내 옆에 앉은 남자는
무심히 그냥... 옆에 있는 사람이더라.
생각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걸
알아내는 데 20년이 걸린 셈이다.
좀 더 일찍 알았으면 하는 후회도 없다.
그 세월을 거쳤어야 하는 종잇장 한 장이니까...
청량한 하늘이다.
생각을 뒤집는 데 이십여 년 걸렸다는 게 허망하다.
(p.132 중에서)
팔자야 팔자!
매 순간 갑작스레 생각이 들곤 한다.
“팔자야, 팔자...”
그것 말고는
어느 것도 수긍이 가지 않는 인생살이다.
비가 온다.
남녘엔 물벼락이 쏟아지나 보던데
빗줄기가 살짝 수그러든 서울의 나는
효리 데리고 배변을 나왔다.
성공적인 배변을 마치고 찻집에 앉았다.
늦잠 때문에 느즈막히 나왔으니
빨리 들어가야 남편 점심을 차릴 것이다.
오늘같은 날은
그냥 비구경하며 사람없는 횡단보도를
구경하는 것도 괜찮다.
팔자 생각이 나서 그렇지.
날씨 탓일 게야.
우울해지는 게...
(p.179 중에서)
행복
마음 속 저 끝 한 귀퉁이일지라도
내 이름 석자 기억해주는 그대 있어 나는 정말 행복하다.
욕심같은 기대치가 전혀 없는데
이렇게 가슴 울렁이게 하는 그대 마음이 전해지니
이 한 여름보다 더 뜨거운 심장이 되고 있음을 그대는 아는가
내 무슨 복이 있어 이런 사랑을 받는가... 순간 울컥해졌다.
그대 마음 깊은 기억만으로도 행복한데
이리 사랑이 심장을 두드리니 내 복을 어찌 나누어야 하는지...
무더운 여름의 땀을 씻어내리는 청량감이 머리속부터
훑어 내리는 기분이라면 너무 소심할런가...
고마워라 고마워라
표현 못하는 내 소심함까지 알아주는 그대 마음이 정말 고마워라.
순식간에 행복에 점령당한 마음 그대에게 되돌려 본다.
(p.220 중에서)
붉은 담쟁이
가을이 눈 속으로 쏙쏙 들어오는데
그대의 웃는 모습 닮은 붉은 담쟁이.
나도 같이 웃자고 하는
상큼한 미소의 작은 꽃잎.
진실은 내가 그대를 웃게 해주고 싶다는 것.
그대 따라 웃음짓고 싶다는 것.
이 사소한 바람이 하늘만큼 큰 바람이 되고 있다.
(p.228 중에서)
5. 저자 소개
이분용
1956년 출생이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부속 고등학교를 나와 서울여자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다. 어릴 적부터 할 줄 아는 게 책 읽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고등학교 사춘기 무렵엔 하도 말없이 책만 읽으니까 엄마가 친구에게 슬쩍 물어보셨더란다. “얘, 분용이에게 무슨 일이 있니? 말 한 마디 없이 책만 읽고 있어서 걱정된다.” 엄마의 노파심. 군인이셨던 아버지를 따라 대구며 인제에 살면서 어릴 적 그 촌구석의 풍광이 내게 미쳤던 감성들마다 평생을 따라다닐 거라곤 생각지 못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군인 아버지의 덕을 톡톡히 본 세월들이었다.
꿈을 심어주는 국어 선생님을 못 만난 때문일까? 완벽하지 못했던 능력 탓일까? 교직을 안 했지만 글이라는 호기심만은 잃지 않고 살아서 이렇게 내 이름으로 책이 나왔다는 사실에 낯설음이 먼저 다가선다.
나의 로망은 김광섭 시인의 “눈에 그려지는 그림”처럼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었는데 그건 장문을 쓰지 못하는 이유에 아주 적절한 변명거리가 되어 주면서 한편으론 마음속에 남겨진 고집이 되어버렸다. 요즈음 ‘나이 70쯤 되면 책 한 권 묶어서 갖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 바람이 생각보다 일찍 이루어져 좋아서 흥분되면서도 겁이 난다.
몇 살까지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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