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세상을 변화시킬 한 권의 책

솔과학 출판사 신간 [한국 금속활자의 실크로드 -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발명과 출판혁명의 허구성에 대한 비판](황태연 저) 안내입니다.

솔과학 2022. 11. 18. 15:33

도서명 : [한국 금속활자의 실크로드 -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발명과 출판혁명의 허구성에 대한 비판](황태연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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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2404-17-2 (93900)

정가 : 49,000

저자 : 황태연 저

출판사명 : 솔과학 출판사

크기 : 신국판

형태 : 양장

페이지수 : 648페이지

발행일 : 2022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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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통해 저자는,

구텐베르크 활판 인쇄술의 기술적 고립이라는 근본적 결함과 활판술에 대한 알파벳의 문자체계적 부적합성과 장애물 성격을 입증하고 이것을 유럽 책값의 400년 장기 고공행진의 원인으로 밝혀낼 것이다!

또한 태종 6년 이후 60년간 발행된 조선 금속활자 인쇄의 책종이 구텐베르크 이후 60년간 출판된 유럽 각국 평균 활인본 책종보다 6배 많다는 사실史實을 이 책 부록의 조선의 활인본 리스트 1406년부터 1466년까지 60년간 조선의 활인본 서책목록(60년간 2117종 발행)으로 제시함으로써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는 지각효과로 입증한다!

또한 우리는 유럽 전역에서 서점의 수적 부족과 부실한 구비 상태, 대중적 독서수요의 항구적 미충족 상태에 기인한 책쾌冊儈(책 행상인)와 세책점貰冊店지나치게오랜, 그리고 지나치게광범한 확산이라는 유럽제국의 궁상맞은독서 문화 등을 구텐베르크 활판술의 기술적 낙후성을 나타내는 궁극적 표징 또는 증좌로 입증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구텐베르크 혁명이란 것은 일어나지 않았고 출판혁명은 오히려 조선에서() 일어났다는 필자의 핵심테제 중 하나에 심혈을 쏟아 이 테제를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확고부동한 명제로 만들어 놓을 것이다!

필자는 이 한 권의 책으로 동서세계의 지성인들을 장님으로 만든 그 다져지고 다져진 신화적 이데올로기들이 눈 녹듯 완전히 해소되고 한국 금속활자의 세계사적 문명화 역할에 대한 필자의 주장이 이의 없이 세계적으로 받아지리라는 헛꿈을 꾸지 않는다.

서양에는, 아니 우리나라에도 스스로 깨치는 자명自明의 지모智謀가 모자라면서도 엇나가고 싶어 하는 성정은 강하고 진리추구보다 패싸움과 우김질에 열 올리는 호전적 학자들도 많고 많지 않은가! 다만 세월이 흐르면서 이 책이 세계적으로 금속활자 분야의 최대 관심거리가 되고, 나아가 이 책의 테제들이 모든 사려깊은 독자들에게 진리를 전하는 책으로 받아들여지기를 바랄 따름이다.

1. 서문 및 출판사 서평

금속활자와 활판인쇄술은 우리의 문자 한글과 더불어 고려와 조선의 자랑이었고, 오늘날도 우리 9000만 민족의 자랑이다. 우리 학계, 특히 역사학계와 서지학계는 광복 이후 이 금속활자의 기원, 제작기술과 공정工程, 금속활자의 종류, 활인본活印本과 번각본飜刻本 책종, 활판인쇄술과 그 발달사 등 거의 모든 측면을 탐구하여 혁혁한 연구성과를 쌓아올렸다. 그리하여 한국 금속활자의 기원에 대한 인식도 아주 심화되고 정확해졌다. 가령 󰡔남명화상송증도가南明和尙訟證道歌󰡕의 발행연도가 구텐베르크의 42행 성서 출판보다 234년 앞선 1211(고려 희종7)경이라는 것까지도 밝혀냈다. 주자鑄字(금속활자)인쇄 원본을 그대로 본떠 중조重雕한 이 책의 번각본 4종이 현존함으로써 원본이 고려 최초의 주자인쇄본으로 밝혀졌고, 2004년에는 이 책의 인쇄에 사용된 수십 개의 동활자(74-80%, 주석 8-9%, 10-17% 합금활자)도 찾아냈다.

또 수많은 주자의 종류, 주자로 활인活印한 서책들, 그리고 무수한 각종 목활자·활자·활자의 종류 및 그 활인본活印本 서책들, 나아가 책방冊坊(출판사 겸 서점)에서 영리목적으로 발행한 수많은 상업적 방인본坊印本 서책들을 추적해 찾아냈다.

동서 정치철학과 정치사상, 그리고 한국 근현대사를 50여 년 동안 연구해온 필자의 견지에서 보더라도 이것은 실로 높이 평가받아야 할 놀라운 성과들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혁혁한 성과를 쌓은 한국 금속활자 관련 역사학과 서지학은 두 가지 중요한 분야의 연구를 손도 대지 않은 채 방치해 왔다. 그중 하나는 한국 금속활자의 세계적 영향(서천西遷)을 연구하지 않은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고려-조선 700여 년간 금속활자로 찍은 서적들을 서지학적書誌學的 정보와 함께 정리한 총목록을 생산하지 않은 것이다.

한국 금속활자의 세계적 영향에 대한 연구란 바로 한국 금속활자의 서천西遷에 대한 연구다. 이 방향의 연구는 지금까지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이 서천문제에 대해서는 모방송국에서 송출한 비학술적 방영물과 영화, 소설 등이 있고, 연구논문으로는 이 방송국 추적물을 모방한 실망스런 수준의 논문이 하나 나와 있을 뿐이다. 한국 금속활자 관련 사가들과 서지학자들은 고려·조선의 금속활자가 구텐베르크의 그것보다 몇 십 년, 또는 몇 백 년 앞섰다는 주장만을 반복해왔을 뿐이고, 한국 금속활자 인쇄술의 세계적 파급과 확산에 대한 연구는 거의 완전히 도외시해온 것이다. 그러나 외국에서는 1854년 로버트 커즌이 극동 인쇄술의 서천을 주장한 이래 2019년까지 165년 동안 한국 금속활자 인쇄술 또는 극동 인쇄술의 서천을 논한 논문·저서들은 도합 14건이나 쏟아져 나왔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제기되었는데, 1924년 더글러스 맥머트리가 금속활자 인쇄술의 서천西遷을 부정하고 구텐베르크의 독창적 발명을 다시 주장한 이래 2015년까지 90여 년 동안 구텐베르크의 독창설을 피력한 본격적 반서천 이론은 5건이 나와 있다. 외국의 많은 양심적 학자들이 게으른 한국 학자들을 대신해 구텐베르크독창설과 싸워온 것이다. -(중략)-

구텐베르크 혁명이데올로기를 분쇄하는 작업은 마지막 장에 배치했다. 필자는 구텐베르크 활판 인쇄술의 기술적 고립이라는 근본적 결함과 활판술에 대한 알파벳의 문자체계적 부적합성과 장애물 성격을 입증하고 이것을 유럽 책값의 400년 장기 고공행진의 원인으로 밝혀낼 것이다. 또한 태종 6년 이후 60년간 발행된 조선 금속활자 인쇄의 책종이 구텐베르크 이후 60년간 출판된 유럽 각국 평균 활인본 책종보다 6배 많다는 사실史實을 이 책 부록 조선의 활인본 리스트 1406년부터 1466년까지 60년간 조선의 활인본 서책목록(60년간 2117종 발행)으로 제시함으로써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는 지각효과로 입증한다. 또한 우리는 유럽 전역에서 서점의 수적 부족과 부실한 구비 상태, 대중적 독서수요의 항구적 미충족 상태에 기인한 책쾌冊儈(책 행상인)와 세책점貰冊店지나치게오랜, 그리고 지나치게광범한 확산이라는 유럽제국의 궁상맞은독서 문화 등을 구텐베르크 활판술의 기술적 낙후성을 나타내는 궁극적 표징 또는 증좌로 입증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구텐베르크 혁명이란 것은 일어나지 않았고 출판혁명은 오히려 조선에서() 일어났다는 필자의 핵심테제 중 하나에 심혈을 쏟아 이 테제를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확고부동한 명제로 만들어 놓을 것이다.

 

3. 목차

머리말 5

 

들어가기 25

 

1

한국 금속활자와 구텐베르크

1절 한국 금속활자의 서천론 49

1.1. 중국 목판인쇄술의

서천에 관한 19세기 이론 50

 

로버트 커즌의 목판인쇄 서천론과 카스탈디의 활자발명설 50

판필로 카스탈디는 누구인가? 58

 

1.2. 구텐베르크의 한국인쇄술 모방에 관한

20세기 초반의 이론들 61

 

토마스 카터의 한국 금속활자 서천론과 구텐베르크 방계론 61

조프리 허드슨: 한국활자의 서천과 구텐베르크의 모방 83

앙드레 블룸의 한국활자 서천론과 구텐베르크 발명설에 대한 부정 92

 

 

1.3. 극동 인쇄술의 서천과 리메이크에 관한

20세기 후반의 이론들 95

 

마이클 에드워디스의 막연한 서천론과 구텐베르크의 모방론 95

전존훈의 중국 인쇄술 서천론과 구텐베르크 발명론 비판 98

알베르트 카프르: 한국 활판술의 서천과 구텐베르크의 리메이크 133

새뮤얼 어드쉬드의 중국 인쇄술 서천론 151

 

1.4. 더욱 거세진 21세기 서천론 156

 

토마스 올슨의 중국 책력인쇄술 서천론 156

존 홉슨의 한국 금속활자 서천론과 구텐베르크 발명론 비판 166

장수민의 중국인쇄술 서천론과 중화주의 172

티모시 바레트의 중국 목판인쇄술과 한국 활인술 서천론 189

토마스 크리스텐슨의 한국 금속활자 서천론 203

소피아 뉴먼의 고려 금속활자 서천론 230

 

2절 서천론의 부정과 구텐베르크독창설

 

2.1. 20세기 반론과 구텐베르크독창설 240

 

더글러스 맥머트리의 서천론 부정과 빗나간 구텐베르크 찬양 241

알로이스 루펠의 구텐베르크 독창설과 알파벳 찬양 262

 

2.2. 21세기의 반서천론 275

 

존 맨의 구텐베르크혁명론과 반서천론 275

리카도 두체스네의 반서천론과 구텐베르크 독창설 294

조지프 맥더모트와 피터 버크의 강력한 반서천론 300

 

 

2

한국 금속할자의 서천루트와 문서증거

1절 한국 금속활자의 인쇄술의 서천루트 333

 

1.1. 한국 금속활자 서천의 육상루트 334

 

팍스 몽골리카와 고려 금속활자의 실크로드 334

북원과 명대 육상루트 350

 

1.2. ·명대 해상루트와 천주 387泉州

 

·명대 세계최대의 항구도시 천주와 동서무역의 번창 387

고려(원대)와 조선(명대) 초 해상 실크로드 407

 

 

 

2절 한국 인쇄술의 서천에 대한

서양의 문서증거들 413

 

2.1. 금속활자 서천에 대한 16세기 증거문서들 414

 

인쇄술의 서천을 증언하는 파울루스 조비우스의 글(1546) 415

극동 인쇄술의 서천을 증언하는 루이 르루아의 문서증거(1575) 420

후앙 멘도자의 육·해로 서천과 구텐베르크 리메이크 명제(1585) 428

 

2.1. 금속활자 서천을 증언하는 17세기 초 증거문건 434

 

극동 인쇄술의 서천 사실을 인정한 프란시스 베이컨(1626) 434

서천과 모방에 대한 미셸 보디에의 증언록(1626) 438

 

 

3

구텐베르크 활판술의 기술적 결함과 유보된 혁명

1절 구텐베르크 활판술의

기술적 결함과 엄청난 활자수요 448

 

1.1. 구텐베르크 활판술의 치명적 결함: 기술적 고립 449

 

지형·연판 시스템과 출판혁명 449

조선의 활인·번각 시스템과 출판혁명 455

구텐베르크 활판술의 기술적 고립성으로 인한 연쇄적 문제들 507

 

1.2. 활판술에 대한 알파벳의

부적합성과 신속조판의 불가능성 515

 

알파벳·한자·한글의 단어 조성방법의 차이와 획수격차 516

한자·한글보다 3-5배 많은 알파벳 조판 동작과 비용격차 519

 

 

 

2절 구텐베르크와 서양 출판문화의

미미한 변화 525

 

2.1. 구텐베르크 인쇄술의

미미한 영향 또는 유보된 혁명 525

 

쟈크 게르네의 실태 보고 525

구텐베르크혁명론자아이젠슈타인과 존 맨의 실토 529

 

2.2. 구텐베르크 활인본 서적의 미미한 수량 536

 

쉴트베르거의 동방여행기의 발행 사례 536

유럽제국과 조선조 한국 간 출판서적의 수량적 대비 543

 

 

맺음말 553

 

559

 

1406년부터 1466년까지 60년간 조선의 활인본 서책목록

 

[참고문헌] 612

[색인] 630

[인명색인] 642

 

 

4. 본문 중에서

세계와 한국의 금속활자 인쇄술 연구는 하나의 미신적 명제, 구텐베르크 금속활자는 유럽과 전 세계 차원에서 혁명을 일으켰으나 한국 금속활자는 그렇지 못했고, 아무런 국제적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일반 명제에 의해 제약당해 있다. 일반 명제의 이유로 구텐베르크 금속활자 인쇄소는 나사압인기(인쇄기)를 갖춘 반면, 고려·조선조 한국의 주자鑄字인쇄술은 그렇지 못했다는 소위 기술적 결함이나, 서구제국의 자모字母문자 알파벳은 26자로 단순하나 한국이 중국에서 도입해 사용한 한자는 글자 수가 너무 많고 한글은 알파벳처럼 자모문자이긴 하지만 자모결합형 활자라는 약점에 더해 한문문화 기득권을 고수하려는 한국 선비들의 보수주의에 눌려 상용常用되지 못한 문자체계상의 결함등을 이구동성으로 들이댄다.

한국 연구자들은 이런 주장을 하는 서양학자들에게 기가 죽어 아무도 이 기만적·미신적 명제들을 논파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그러나 본론에서 반복적으로 입증하듯이 한자 활자와 자모결합형 한글 활자의 문선·식자 동작은 자모분리형 알파벳 활자의 그 동작보다 서너 배, 또는 너덧 배 단순하다. 가령 ‘The dragon flies over the sky’20회 동작해야 하는 반면, ‘龍飛御天의 문선·식자 동작은 4, ‘용이 하늘을 날다의 동작은 7회면 끝난다. 이 영문의 조판은 한문과 국문보다 각각 5, 2.9배 느리다.(여러 문장의 조판사례는 본론에서 상론한다.)

(pp.25~26 중에서)

 

카프르는 토마스 카터와 안네마리 폰 가바인(Annemarie von Gabain)에 의거하여 추리를 여기로부터 더 밀어붙인다.

 

실크로드의 북방루트 언저리에서 동경 90도의 서쪽 부근 투르판의 복각伏角에 위치한 투르판에서 발견된 유물들은 우리의 목적에 더 흥미로운 것으로 입증될 수 있다. 독일 학자 그뤼네발트에 의해 거기서 발견되어 베를린으로 이송된 필사본과 인쇄물은 안네마리 폰 가바인이 최초로 일부 정밀 검토했다. 목판인쇄물은 대부분 중국어, 위구르어, 몽골어 산스크리트어, 티베트어 또는 탕구트어로 된 불교 문적들이었다. 불교도들은 그들의 신앙이 팽창단계에 들어감에 따라 성스런 문적들의 복제, 인쇄, 분배를 가치 있는 것으로 간주하도록 고취되었다. 카터는 심지어 이 전개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인쇄술이 이룬, 새로운 영역으로의 매번의 진전마다 팽창하는 종교를 동기로 삼았다고 동등한 진리성으로 얘기될 수 있다.” (이것은 우리가 이 일반화된 논변을 구텐베르크의 발명 및 종교개혁을 위한 당대의 투쟁에 연결시켜도 되는지 하는 물음을 제기한다.)

(pp.142~143 중에서)

 

한국 금속활자 서천론에 대한 반론은 루펠의 반박 이후 거의 50년 동안 조용했다. 그러나 서구세계에서 진행된 구텐베르크 탄생 600주년 기념행사’(1998) 이후 세 건의 반론이 튀어나온다.

 

존 맨의 구텐베르크혁명론과 반서천론

2002년 존 맨(John Man)󰡔구텐베르크 혁명(The Gutenberg Revolution)󰡕이라는 거창한 제목의 책에서 구텐베르크를 새삼 역사적으로 영웅화하면서 한국 금속활자 서천론을 강력히 반박했다. 일단 그는 구텐베르크의 발명을 혁명으로 격상·과장·날조·찬양한다. 구텐베르크의 발명은 단도직입적으로 근대를 이룩한 혁명이라는 것이다. 그의 금속활자 인쇄술의 발명 이후 삶의 한 측면도 건드려지지 않은 것이 없다는 것이다. 치자들은 자기의 시민들을 세금과 표준적 법률로 더 잘 구속할 수 있었다면, 신민들에게 이제 폭동과 봉기를 조직할 지렛대가 생겼다는 것이다. 학자들은 발견한 것들을 서로 비교하고 서로의 어깨에 앉아서 세계를 더 잘, 더 신속하게 지각할 수 있었다. “구텐베르크의 발명은 근대의 역사·과학·대중문학·민족국가 출현, 우리가 근대라고 정의하는 모든 것을 아주 많은 것을 생성시킨 토양을 만들어주었다.”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인쇄술이 없었으면 근대도 없었을 것이라는 엄청난 과장이다.

(pp.275~276 중에서)

 

가즈니를 경유하는 루트는 설명이 좀 더 필요하다. 가즈니를 거쳐 인도로 가는 유럽상인들의 여정에 관한 유일하게 현존하는(그러나 지금까지 미간행된) 정보상인들의 일부가 도중에 죽었다는 사실에 의해서도 설명된다. “1338여섯 명의 상인이 델리를 향해 베니스를 떠났다. 당시 델리 술탄은 잔악했지만 외국인들을 좋아했다. 이 사실은 페르시아에 정착한 수많은 베니스 상인들을 통해 유럽에 소문으로 나돌았다. 이 소문 때문에 베니스상인들이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길을 떠났던 것이다. 이 상인들은 의심할 바 없이 크림반도에 상륙해서 아스트라한까지 나아갔다. 여정의 다음 부분, 특히 부하라에서 파미르고원까지의 길은 아주 힘들었다. ‘로레다노라는 상인이 가즈니 부근에서 병사했다. 이 불행한 병사 사건을 통해 유럽상인들이 가즈니를 경유하여 인도로 가는 루트로 중국으로 들어갔다는 것, 따라서 흔히 가정하듯이 칸국들의 유혈갈등 중에도 동서를 잇는 육로가 완전단절된 적이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p.371 중에서)

 

서양인쇄술의 게르네의 이 실태인식은 앞서 필자가 누차 시사한 내용과 그대로 일치한다. 그는 여기에 잇대 더 결정적인 사실을 밝힌다.

 

그때까지 서양 인쇄술은 글로 쓴 텍스트를 재생산하는 상당히 느리고 비싼 방법으로 남아 있었다. 17세기 초에 마테오리치는 중국의 목판인쇄공들이 유럽의 활판인쇄공들이 해당 페이지를 조판하는 데 걸리는 것보다 해당 목판을 각판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고 기록했다. 각판된 목판은 재각再刻하고 교정할 수 있고, 인쇄업자들의 조판과 달리 새로운 인쇄를 위해 창고에 보관할 수 있다.

(p.526 중에서)

 

1406년부터 1466년까지 60년간 조선의 활인본 서책목록

(2217책종)

 

[범례]

1) 고려 시대 1211년 이래 금속활자를 사용한 이래 모든 활인본活印本(금속···활자 인쇄본)을 망라하고, 활인본을 번각飜刻한 번각본도 활인본이 소실되었거나 기록에만 남아 있는 경우는 활인본으로 계상한다. 목판으로 간인刊印한 모든 목판본 책은 배제한다. 정조正祖의 용법대로 활인活印이라는 말은 활자로 인쇄한 경우에만 사용하고, ‘간인刊印은 목판으로 인쇄한 경우에만 쓴다. ‘간행刊行·인출印出·인행印行이라는 말은 경우에 따라 활인·간인을 가리지 않고 통용한다. 그리고 번각이라는 말은 활인본 책의 책장冊張을 목판에 뒤집어() 붙이고 각판刻板한 경우에만 사용하고, ‘복각覆刻이라는 말은 목판본 책을 다시 정서正書하여 각판한 경우와 목판본 책의 각장을 뒤집어() 붙이고 각판한 경우, 이 두 경우에 사용할 것이다.

(p.559 중에서)

 

5. 저자 소개

황태연(黃台淵)

황태연黃台淵 교수는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 외교학과에서 헤겔에 있어서의 전쟁의 개념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1991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괴테대학교(Goethe-Universität)에서 지배와 노동(Herrschaft und Arbeit)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1994년 동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초빙되어 30년 동안 동서양 정치철학과 정치사상을 연구하며 가르쳤고, 20223월부로 명예교수가 되었다. 그러나 그는 지금도 동국대학교 학부와 대학원에서 강의를 계속하며 여전히 집필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45년 동안 동서고금의 정치철학을 폭넓게 탐구하면서 공자철학과 한국·중국근대사에 관한 광범하고 철저한 연구를 바탕으로 공자철학의 서천西遷을 통한 서구 계몽주의의 흥기와 서양 근대국가 및 근대화에 관한 연구에 헌신해 왔다.

공자철학 저서 또는 동서정치철학 연구서로는 실증주역()(2008), 공자와 세계(1~5)(2011), 감정과 공감의 해석학(1-2)(2014·2015), 패치워크문명의 이론(2016), 공자의 인식론과 역학(2018), 공자철학과 서구 계몽주의의 기원(1-2)(2019), 17-18세기 영국의 공자숭배와 모럴리스트들(·)(2020), 근대 프랑스의 공자열광과 계몽철학(2020), 근대 독일의 유교적 계몽주의(2020), 공자와 미국의 건국(·)(2020), 유교적 근대의 일반이론(·)(2021)등이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공자의 자유·평등철학과 사상초유의 민주공화국(2021)에 이어 공자의 충격과 서구 자유·평등사회의 탄생(1-3)(2022)극동의 격몽과 서구 관용국가의 탄생(2022)이 거의 동시에 나왔다. 이어서 유교제국의 충격과 서구 근대국가의 탄생(1-3)이 공간되었다. 이로써 4부작 전8권의 충격과 탄생시리즈가 완결되었다. 해외로 번역된 책으로는 중국 인민일보 출판사가 공자와 세계2(2011)의 대중판 공자, 잠든 유럽을 깨우다(2015)를 중역中譯·출판한 孔夫子與歐洲思想啟蒙(2020)이 있다.논문으로는 공자의 중용적 주역관과 우리 역대국가의 시서蓍筮 관행에 대한 고찰(2005), 서구 자유시장·복지국가론에 대한 공맹과 사마천의 영향(2012), 공자와 서구 관용사상의 동아시아적 기원(·)(2013), 공자의 분권적 제한군주정과 영국 내각제의 기원(1·2·3)(2014) 등이 있다.

한국정치철학 및 한국정치사·한국정치사상사 분야로는 지역패권의 나라(1997), 사상체질과 리더십(2003), 중도개혁주의 정치철학(2008), 대한민국 국호의 유래와 민국의 의미(2016), 조선시대 공공성의 구조변동(공저, 2016), 갑오왜란과 아관망명(2017), 백성의 나라 대한제국(2017), 갑진왜란과 국민전쟁(2017), 한국 근대화의 정치사상(2018), 일제종족주의(공저, 2019), 중도적 진보, 행복국가로 가는 길 (2021), 사상체질, 사람과 세계가 보인다(2021) 등 여러 저서가 있다. 그리고 자매편 한국 금속활자의 실크로드(2022)책의 나라 조선의 출판혁명(2023)이 있다.

서양정치 분야에서는 Herrschaft und Arbeit im neueren technischen Wandel(최근 기술변동 속에서의 지배와 노동,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1992), 환경정치학(1992), 포스트사회론과 비판이론(공저, 1992), 지배와 이성(1994), 분권형 대통령제 연구(공저, 2003), 계몽의 기획(2004), 서양 근대정치사상사(공저, 2007) 등 여러 저서를 출간했다.

논문으로는 “Verschollene Eigentumsfrage”(실종된 소유권 문제: Sozialismus, 함부르크, 1992)”, “Habermas and Another Marx”(1998), “Knowledge Society and Ecological Reason”(2007), 근대기획에 있어서의 세계시민과 영구평화의 이념(1995), 봉건적 절대주권 기획과 주권지양의 근대기획(1997), 자본주의의 근본적 변화와 제국주의의 종식(1999) 등 수많은 논문을 발표했다.

유튜브 황태연아카데미아를 통해 2018년부터 지금까지 위 저서들과 관련된 대학원 강의가 방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