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세상을 변화시킬 한 권의 책

솔과학 출판사 신간 도서명 : [한국귀신고래를 아십니까? - 한국귀신고래를 찾아 떠나는 4만리 대장정!](이영훈 지음) 안내입니다.

솔과학 2025. 10. 14. 15:45

도서명 : [한국귀신고래를 아십니까? - 한국귀신고래를 찾아 떠나는 4만리 대장정!](이영훈 지음)

 

[책소개]

 

한국귀신고래를 찾아 떠나는 4만리 대장정!

이 책 속에는 현장에서 찍은 생생한 귀신고래와 고래 사진 자료 및 고래 관련 사료 등이

무려 600여 점이 실려있다!

 

반구대 암각화의 고래그림, 그 숨겨진 비밀을 풀다!

저자는 33년간 방송국 PD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라면 귀신고래 촬영이었다고 고백한다!

이 책이 안내하는 지식과 탐험을 통하여, 한반도 바다의 자연 유산인 귀신고래를 포함한 반구대 암각화의 대형 고래류를 회복시켜 미래 세대에게 전해 주고, 고래의 역사 문화적 맥락을 통해 사회·경제적 가치를 생산할 수 있는 영감을 독자들에게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귀신고래가 있다. 영어이름은 Korean Gray Whale, 고래 이름 중에 나라이름을 붙여주는 유일한 고래다. 그러나 과거 귀신고래를 너무 많이 잡는 바람에 이제 한국귀신고래는 지구상에 100여 마리 정도만 남았다. 한국귀신고래라는 이름조차 희미해져가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 사람들이 한국귀신고래를 찾아 나설 때다. 우리바다에서 한국귀신고래를 다시 본다면 그것은 잃어버린 우리 자연사의 한 페이지를 다시 찾는 날이 될 것이다.

 

이 책은 귀신고래의 생태와 생활사, 한반도 연안에서의 역사와 사라져 가는 과정, 사할린에서의 재발견과 국제 조사, 현재의 위기와 보전 문제, 그리고 울산과 고래의 문화적 맥락을 아우르는 기록이다. 이는 2004년 방영된 창사특집 <울산MBC 다큐멘타리 귀신고래’(2부작)>와 제57IWC 연례회의 울산개최를 기념한 <울산MBC 다큐멘터리 한반도 일만년의 고래’(2005)>를 제작한 저자의 탐사적 현장 촬영, 과학자들과 관계자들의 인터뷰가 어우러져, 학술성과 대중성이 결합된 저작이다.

 

이 피디는 한국을 대표하는 고래 피디로 울산이 기념사진 한 장 없이 잃어버린 귀신고래’(Gray Whale)를 방송 사상 최초로 영상에 담아낸 수작(秀作)도 정직한 끈기의 결과였습니다. ‘한반도 일만년의 고래’ ‘춤추는 고래’ ‘선사인의 바위그림등 일련의 이 피디 연출작품은 문학으로 보자면 장편 서사시며, 대하소설입니다. 그의 고래에 대한 사랑은 울산을 넘어 한국을 넘어, 잃어버린 우리 자연사를 올곧게 복원하는 과정입니다.

 

울산을 가진 반구천 암각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시점에서, 그가 영상으로 기록한 고래 사()는 고래를 잃어버리고 사는 우리에게 바다의 꿈을 복원하는 일입니다. 그 고래들을 다시 우리 바다로 돌아오게 하는 패스워드가 될 것입니다. 늘 바다의 마음으로 바다를 지향하는 그의 눈빛은 이미 바다 저 편의 고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책장을 넘기면, 어디서든 고래가 튀어 오릅니다. 그런 즐거움이 이 책 속에 그득그득합니다. 일독을, 필독을 권합니다.

 

저자가 영상으로 기록한 고래 사()는 고래를 잃어버리고 사는 우리에게 바다의 꿈을 복원하는 일입니다. 늘 바다의 마음으로 바다를 지향하는 그의 눈빛은 이미 바다 저 편의 고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책장을 넘기면, 어디서든 고래가 튀어 오릅니다.

1. 서문 및 서평

33년간 방송국 PD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라면 귀신고래 촬영이었다. 고래촬영을 위해 참 많은 나라를 다녔다. 고래가 오는 바다는 하나같이 지구촌 오지(奧地)였지만 그 험한 길을 달려가 고래를 만나는 순간만은 정말 감동이었다.

2004년 여름에 알래스카와 마주하고 있는 러시아의 베링해를 찾았다. 거기 툰드라의 대지에 서서 텅 빈 북극의 바다를 바라봤을 때, 수평선 위에 마치 분수처럼 고래가 숨 쉬는 분기(噴氣)가 물 위로 쏟았다. 그리고 햇살에 고래의 분기는 짧은 순간 무지개가 되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몬트레이만에서 혹등고래가 물 위로 점프하는 걸 가까이서 촬영했던 적이 있었다. 혹등고래와 나와의 거리가 40m쯤 됐을까? 점프했던 혹등고래가 수면으로 떨어질 때 그 충격파가 어찌나 컸던지 내 얼굴의 피부가 파르르 떨릴 정도였다.

멕시코 바하캘리포니아의 라군 지역은 귀신고래가 짝짓기도 하고 또 새끼를 낳는 곳이다. 그곳은 그야말로 고래의 천국이었다. 우리가 탄 보트 옆으로 집채만 한 고래가 다가왔는데 나는 두려웠지만 살아있는 고래에 대한 호기심에 손을 뻗어 고래의 피부를 만져보았다. “~미끌미끌한 감촉, 뭔가 거대한 생물을 촉각으로 느껴 본 그 감동은 잊을 수가 없다.

우리바다는 고래의 바다였다. 지구상 어느 민족보다 고래와 끈끈한 관계를 맺고 살아 왔던 우리 민족이었다. 한국귀신고래(Korean Gray Whale)는 고래이름에 나라이름을 붙여주는 유일한 고래다. 지금 멸종의 위기에 처한 한국귀신고래를 다시 살리는 일은 잃어버린 우리 자연사의 한 페이지를 다시 찾는 일이다. 대한민국 사람들이 다시 한번 고래에 대해 열광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사실 한국귀신고래의 회유와 번식은 오늘날 고래학자들조차 풀지 못하는 숙제다. 한국귀신고래가 어디서 짝짓기를 하며 어디서 새끼를 낳는지 본 사람이 아무도 없다.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한 건 한국귀신고래는 비록 소수이긴 하지만 지금 우리와 함께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푸른 동해에서 귀신고래가 푸아~” 하며 힘찬 숨소리와 함께 하늘 높이 분기(噴氣)를 뿜어 올릴 때, 그것은 우리바다의 생태계를 회복하는 것이요 동해라는 우리바다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일이며 잃어버린 우리 자연사의 한 페이지를 다시 찾는 순간이 될 것이다.

 

2. 목차

책을 쓰면서 …………………………………………………………… 8

 

추천사 …………………………………………………………………… 10

 

1편 귀신고래

 

귀신고래는 어떤 고래인가? ………………………………………… 14

재밌는 고래이름 ……………………………………………………… 17

왜 이름이 귀신고래인가? …………………………………………… 20

 

2편 한국귀신고래

 

다시 나타난 한국귀신고래 …………………………………………… 28

한국귀신고래의 먹이활동 …………………………………………… 32

한국귀신고래의 울음소리 …………………………………………… 35

위기의 한국귀신고래 ………………………………………………… 37

겨울이면 한국귀신고래는 어디로? ………………………………… 40

한국귀신고래는 어디서 새끼를 낳나? …………………………… 45

귀신고래의 바다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다! …………………… 48

일본, 중국 바다의 귀신고래 ………………………………………… 53

한국귀신고래, 그 이름을 잃어가고 있다! ………………………… 55

드디어 우리바다에 나타난 귀신고래 ……………………………… 56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한국귀신고래 ……………………………… 60

미국 동부해안에 나타난 귀신고래 ………………………………… 62

 

3편 캘리포니아 귀신고래

 

귀신고래의 번식장 멕시코 바하캘리포니아 …………………… 70

귀신고래와 리에브레라군 …………………………………………… 72

고래구경의 천국 ……………………………………………………… 77

리에브레라군의 아픈 역사 …………………………………………… 79

북으로의 회유 ………………………………………………………… 82

고래가 모이는 캘리포니아해변 …………………………………… 86

밴쿠버섬의 귀신고래 ………………………………………………… 89

베링해의 귀신고래 …………………………………………………… 92

고래사냥꾼 블라드미르 씨 …………………………………………… 98

추코트의 고래축제 ………………………………………………… 104

 

4편 고래와 한반도

 

소금밭에 새끼를 낳는 고래 ……………………………………… 118

로이 채프만 앤드류스(Roy Chapman Andrews) ………………… 123

앤드류스의 고향, 벨로이트 방문기 ……………………………… 130

앤드류스의 글(멸종된 고래의 재발견) …………………………… 133

미역 먹는 고래 ……………………………………………………… 137

작살 박힌 고래 뼈 …………………………………………………… 140

우리 유물 속의 고래 ………………………………………………… 143

옛 문헌 속의 고래 …………………………………………………… 146

우리말과 지명 속의 고래 ………………………………………… 151

고래와 실크로드 …………………………………………………… 156

 

5편 암각화의 고래

 

대곡리(大谷里) 이야기 ……………………………………………… 166

반구대 암각화 ……………………………………………………… 170

해수면 변동에 따른 반구대 그림의 변화 ……………………… 176

반구대의 고래그림은 고래의 분류 키(key) …………………… 181

북방긴수염고래 ……………………………………………………… 185

선사인의 바위그림은 동영상 …………………………………… 188

반구대 그림은 거대한 해양박물관 ……………………………… 192

반구대 암각화 평가 ………………………………………………… 198

다른 나라의 고래그림 ……………………………………………… 201

 

6편 고래잡이의 시대

 

고래와 인간 …………………………………………………………… 216

고래잡이의 시대 …………………………………………………… 218

독도(獨島)와 포경선 ………………………………………………… 222

부산 용당포에 상륙한 미국 포경선 ……………………………… 225

우리바다의 고래 남획 ……………………………………………… 227

일제강점기의 포경 관련 신문기록들 …………………………… 232

박구병 교수와의 생전 인터뷰 …………………………………… 234

해방이후의 포경 …………………………………………………… 236

고래잡이의 전성기 ………………………………………………… 239

한국귀신고래의 남획 ……………………………………………… 243

고래잡이 모라토리엄 ……………………………………………… 245

포수 김상복 씨의 증언 …………………………………………… 249

고래해체 기술자 주태화 씨 ……………………………………… 251

고래잡이 민속문화 ………………………………………………… 255

한국전쟁과 고래고기 ……………………………………………… 259

노르웨이의 포경 …………………………………………………… 264

일본의 포경 …………………………………………………………… 270

고래의 보호 …………………………………………………………… 273

 

7편 고래이야기

 

향고래 이야기 ……………………………………………………… 284

향고래와 우주선 …………………………………………………… 287

냉전을 허문 귀신고래 ……………………………………………… 291

최초로 사육된 고래 JJ 이야기 …………………………………… 295

일본의 고래영혼제 ………………………………………………… 296

고래조사와 해양정보 ……………………………………………… 300

8편 좌충우돌 고래촬영기

죽은 사람도 살린 우리 민간요법 ………………………………… 306

고래사냥꾼의 마을, 라브렌티야 ………………………………… 311

드디어 추코트를 떠나다! ………………………………………… 316

한국귀신고래를 만나기까지-험난한 과정……………………… 324

하느님, 고래를 보내주세요! ……………………………………… 335

 

글을 맺으며 …………………………………………………………… 348

 

감수(監修)의 말 ……………………………………………………… 350

참고문헌 ……………………………………………………………… 358

인터뷰해 주신 분 …………………………………………………… 359

사진 및 그림 제공 …………………………………………………… 361

도움을 준 기관 ……………………………………………………… 361

 

3. 본문 중에서

귀신고래는 어떤 고래인가?

옛날 공룡시대부터 현재까지 지구상에 존재했던 모든 동물들 중에서 가장 덩치가 큰 동물은? 바로 고래다. 인간이 측정한 고래 중에서 가장 큰 것은 길이 34m, 무게 190톤의 대왕고래였다. 이 정도면 고속전철 객차 2량 정도와 맞먹는다. 무게는 코끼리의 25, 공룡 중에서 가장 덩치가 컸던 브론토사우르스의 3배이며 성인 2천 명을 초과하는 무게다. 고래는 수명도 길어 가장 오래 산다는 북방긴수염고래의 수명은 200년 이상이다.

위 그림이 귀신고래다. 전혀 귀신을 닮지 않았다. 덩치도 다른 수염고래에 비해 작은 편이다. 어른 귀신고래의 길이는 16m, 무게는 35톤 정도, 귀신고래는 밍크고래보다는 크고 혹등고래보다는 조금 작다. 다른 수염고래와는 달리 귀신고래는 위턱이 아래턱보다 앞으로 튀어나왔다. 가슴지느러미는 마치 보트의 노를 닮았고 등지느러미가 없는 대신에 등에는 혹 모양의 돌기가 8~9개 정도 가지런히 있다. 귀신고래 머리에는 따개비가 많고 입과 코 주변에는 고래 이(whale lice)도 많이 기생한다. 몸 색깔은 짙은 회색이고 백색의 반점이 산재해 있다. 따개비가 붙었다가 떨어진

자리는 흰색으로 남는데 귀신고래 몸엔 그 흰색 반점이 많아 전체적으로 몸 색깔이 거무튀튀한 회색으로 보인다.

(pp.14-15 중에서)

 

이날 고래축제 현장엔 우리 외에 방송촬영팀이 또 하나 있었는데 영국의 공영방송사인 BBC였다. 그런데 우리가 전통 옷을 입은 어느 부족의 공연팀에게 전통춤과 노래를 불러달라고 부탁을 해서 섭외를 했는데 이걸 보던 BBC 촬영팀이 돈을 주고 공연을 촬영하는 바람에 그 이후론 다른 부족의 공연팀들도 돈을 달라고 해서 우리가 아주 난감해지기도 했다.

러시아 동쪽끝 추코트, 여름에도 눈이 녹지 않는 툰드라의 마을에서 열리는 고래축제는 아마 지구상의 가장 오지에서 열리는 축제라고 할 수 있겠다. 앞은 바다, 뒤는 황량한 툰드라 벌판, 사람이 생존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척박한 땅이지만 그래도 축제를 통해 사람들이 살아있음에 감

사할 수 있는 건 귀신고래가 베풀어주는 은혜가 아닐까?

(p.109 중에서)

 

[좌계학당 김영래 교수]

고래와 인류문명의 관련성을 연구하고 있는 좌계학당 김영래 교수는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무를 600~700도 온도로 태우다가 흙을 덮으면 숯이 된다. 숯 중에서 최고로 치는 백탄(白炭)의 경우는 1,000도까지 온도를 올려서 태우다가 진흙을 덮어 급속히 산소를 차단하면 탄화 정도가 심해 딱딱해진다. 그래서 백탄을 두드리면 쇳소리가 나는 것이다. 대장장이 출신인 신라의 석탈해가 고래와 관련된 인물이다. 그가 신라로 입성하면서 넘었다는 경주의 토함산 또한 고래와 관련이 있는데 고래가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뱉는다는 뜻을 지닌 산이 바로 토함(吐含山)인 것이다. 석탈해는 초탄과 제철의 관계를 알고 들어왔다. 신라가 삼국통일을 이룬 제철강국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초탄제조법을 세계최초로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p.160 중에서)

 

울산 대곡천 깊숙한 곳, 바다에서는 30km 정도 떨어져 있고 해발 53m의 물가에 높이 솟은 바위 하나, 이 바위에 선사시대의 그림이 있는데 바로 반구대 암각화다. 그림이 새겨져 있는 바위 면은 좌우넓이 8m정도, 높이는 3m가량이다. 해가 갈수록 안보이던 그림들이 자꾸 발견되면서 그림의 숫자는 2000년 초 200여 점에서 지금은 발견된 그림이 모두 300점이 넘는다. 이 중에 60여 점의 고래를 포함해 바다생물이 90여 점, 호랑이, 표범, 여우 등 육식 동물이 29, 사슴을 비롯한 초식 동물이 65, 16점에 이르는 사람그림, 그리고 정체가 확인되지 않는 바위그림도 100여 점에 이른다. 그러나 반구대 바위면의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주인공은 단연코 고래다. 반구대 암각화에는 혹등고래, 범고래 등 우리 해안에 나타나는 10여 종의 고래들이 모두 그려져 있다.

(pp.170-171)

 

고래잡이 민속문화

장생포에는 마을 당산제를 지내던 당집이 지금도 남아 있다. 당집의 현판엔 신위당(神位堂)이라 쓰여 있고 당집 뒤엔 당산나무가 있다. 당집 안의 신위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세 분씩을 그린 그림이다. 조선후기에 그린 듯한 그림인데 삼신사상(三神思想)의 삼신 내외로 보이기도 하고 이 마을 골매기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그린 것 같기도 하다.

장생포 사람들은 해마다 음력 정월 보름과 시월 보름에 고래를 많이 잡게 해달라는 오구굿(당산굿)을 해왔다. 포경선 선주들은 고래잡이 나갈 때는 항상 이 당집에 와서 무탈하기를 빌었고 또 고래가 많이 잡히기를 소원했다. 고래 배 사람들은 고래를 잡아 돌아오면 잡은 고래고기 5kg 정도를 제물로 드리고 감사축원을 올렸는데 주로 고래의 머리와 꼬리를 잘라 와서 바쳤다. 제배 후에는 당집의 신도 고래고기를 드시라는 의미에서 당산나무에 고래고기를 걸어 놨다. 그럴 때면 마을어른들이 그 자리에서 남은 고래고기를 음복했다고 한다.

(pp.255-257 중에서)

 

냉전을 허문 귀신고래

고래가 세계사를 바꾼 일도 있다. 1980년대는 동서냉전(東西冷戰, Cold War)’ 즉 미국과 당시 소련의 이념대립과 체제경쟁이 최고조에 달했다. 그런데 이 동·서 냉전을 종식하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 주인공이 누굴까? 바로 고래다. 그것도 귀신고래다.

때는 1988107, 북극해를 바라보는 미국 알래스카 베로우(Barrow) 마을의 한 어부가, 꽁꽁 언 바다 위에 생긴 작은 얼음구멍에, 머리를 내밀며 가쁜 숨을 쉬고 있는 귀신고래 세 마리를 발견했다. 그 중에 한 마리는 새끼고래였다. 북극의 찬바람에 바다가 얼기 전에 서둘러 남쪽으로 갔어야 했는데 이 귀신고래 가족은 미처 빠져나가지 못했던 것이다.

(p.291 중에서)

 

드디어 한국귀신고래를 만날 시간이 다되었다. 그런데 한국귀신고래는 매년 여름, 러시아 사할린섬의 북쪽에서만 볼 수 있다. 우리 촬영팀이 사할린섬의 주도(州都)인 유즈노 사할린스크(Yuzno Sahallinsk)에 도착한 때가 20048월경, 유즈노시에서 하룻밤을 지낸 우리 촬영팀은 다음날 아침, 유즈노 사할린스크역으로 달려갔다. 한국귀신고래가 온다는 사할린섬의 필튼만은 유즈노시에서 북쪽으로 무려 1,200km나 떨어져 있었다. 한반도로 따지면 부산에서 두만강까지 가야 하는 먼 거리였다. 다행히 유즈노시에서 북쪽도시 노글리키(Nogliki)’ 로 가는 열차가 매일 한 차례 다니고 있었다.

(p.324 중에서)

 

고래와 우리 배 사이의 거리가 30~40m 정도 됐을까, 고래가 공중으로 솟았다가 물에 떨어질 때 그 충격파가 얼마나 큰지 내 얼굴의 피부가 파르르 떨릴 정도였다. 그런데 혹등고래가 한두 번도 아니고 계속 뛴다. 내 기억으로 눈으로 본 브리칭만 해도 50여 번, 우리 카메라에 찍힌 브리칭 장면만 30회가 넘었을 정도였다.

(pp.340-341 중에서)

 

4. 저자 소개

 

저자 이영훈

 

저자 이영훈은 울산MBC PD로서 2004년에 HD다큐멘터리 <귀신고래(2부작)>를 제작했다. 그는 귀신고래를 촬영하기 위해 일본의 와카야마현 타이지(太地)와 미국의 캘리포니아해안, 캐나다의 벤쿠버섬, 멕시코 태평양 연안의 라군들, 노르웨이 로포튼 제도 그리고 러시아의 사할린과 베링해를 다녀왔으며 특히 러시아 사할린섬 북쪽의 필튼만 앞바다에서 한국방송사상 최초로 한국귀신고래를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그는 이후로 다큐멘터리 <한반도 일만년의 고래> 3D영상 <춤추는 고래>를 제작했으며 2015년엔 UHD다큐멘터리 <선사인의 바위그림> 제작을 위해 멕시코의 산프란시스코 산맥과 러시아 벨로모

르스크의 잘라부르가, 몽골 고비사막과 프랑스의 라스코, 스페인의 알타미라 동굴 등에서 촬영을 진행했다.